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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인버스: 침식, 괴리, 비용

by sophia08 2025. 12. 17.

레버리지·인버스의 비밀
레버리지·인버스의 비밀

 

금융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가장 빈번하게 활용하는 도구 중 하나가 바로 레버리지(Leverage)와 인버스(Inverse) ETF입니다. 지수 상승 시 두 배(2X) 혹은 세 배(3X)의 수익을 추구하거나, 하락장에서 수익을 내는 인버스(일명 '곱버스') 상품은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매력적인 무기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파생형 ETF'고수익'이라는 화려한 간판 뒤에 자산을 서서히 갉아먹는 치명적인 구조적 위험을 숨기고 있습니다. 많은 투자자가 이를 일반 주식처럼 장기 보유하다가 지수는 제자리로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계좌는 반토막이 나는 미스터리한 손실을 경험하곤 합니다. 이는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이 가진 독특한 수익률 산정 방식(일별 복리)과 음의 복리 효과(Volatility Drag), 그리고 보이지 않는 비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접근했기 때문입니다. 이 상품들은 투자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철저한 '트레이딩(매매)의 영역'에 속합니다. 이 글에서는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가 가진 구조적인 위험 요소를 '일별 수익률 재조정의 함정', '횡보장에서의 변동성 잠식 효과', 그리고 '숨겨진 고비용 구조와 상장 폐지 위험'이라는 세 가지 핵심 축을 중심으로 심층 분석하여, 투자자들이 이 '독이 든 성배'를 다룰 때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을 제시하겠습니다.

 

1. 일별 수익률 재조정의 함정: 누적 수익률과의 괴리 발생 원리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의 가장 근본적이고 오해하기 쉬운 위험 요소는 바로 '일별 수익률(Daily Return)'을 추종한다는 점입니다. 많은 투자자가 "기초 지수가 한 달 동안 10% 올랐으니, 2배 레버리지 ETF20% 오르겠지"라고 단순하게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들 ETF는 매일매일의 등락 폭에 대해 배수를 적용한 뒤, 그다음 날은 리셋된 기준가에서 다시 시작하는 구조를 가집니다. 이를 '일별 재조정(Daily Reset)'이라고 하며, 이 과정에서 경로 의존성(Path Dependency)이라는 위험이 발생합니다. , 최종적으로 지수가 어디에 도달했느냐뿐만 아니라, '어떤 경로를 거쳐서 도달했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천차만별로 달라지게 됩니다.

가령 기초 지수가 1,000포인트에서 시작해 첫날 10% 상승하여 1,100이 되고, 이튿날 10% 하락하여 990이 되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기초 지수는 1% 하락(1,000 990)으로 마감했습니다. 하지만 2배 레버리지 ETF의 경우, 첫날 20% 상승하여 1,200이 되지만, 이튿날 20% 하락할 때는 1,200을 기준으로 240이 빠져 960이 됩니다. 결과적으로 기초 지수는 1% 하락했지만, 레버리지 ETF4% 하락하여 손실이 2배가 아닌 4배로 확대되었습니다. 반대로 지수가 계속해서 한 방향으로만 상승하는 추세장(Trending Market)에서는 일별 복리 효과로 인해 2배 이상의 초과 수익(Positive Compounding)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현실의 주식 시장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실제 기초 지수의 누적 수익률 2배와 레버리지 ETF의 수익률 간에는 필연적으로 괴리(Discrepancy)가 발생하게 되며, 이는 대부분 투자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괴리율'은 투자자가 통제할 수 없는 수학적 구조의 결과물이며, 장기 투자를 할수록 예상 수익률과 실제 수익률의 차이가 벌어지는 주된 원인이 됩니다.

 

2. 횡보장에서의 변동성 잠식 효과(Volatility Drag): 가만히 있어도 돈이 녹는 마법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 투자자에게 가장 치명적인 시나리오는 폭락장이 아니라, 오히려 등락을 반복하며 지수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횡보장(Sideways Market)'입니다. 이를 금융 용어로는 '변동성 잠식(Volatility Drag)' 또는 '음의 복리 효과(Negative Compounding)'라고 부릅니다. 기초 자산의 가격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결국 원점으로 돌아오더라도, 레버리지 ETF의 가치는 원금보다 낮아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이는 백분율 계산의 비대칭성 때문입니다. 100원에서 50%가 떨어지면 50원이 되지만, 50원에서 다시 원금 100원이 되려면 50%가 아닌 100%가 올라야 합니다. 레버리지 상품은 이 등락 폭을 확대하므로, 하락 시 입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필요한 상승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지수가 +10%-10%를 반복하는 박스권 장세가 지속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기초 지수는 약간의 손실(-1%)을 기록하며 거의 제자리에 머물겠지만, 2배 레버리지나 인버스 ETF는 이 과정이 반복될 때마다 계좌 잔고가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이를 흔히 '계좌가 녹는다(Decay)'고 표현합니다. 특히 인버스 2X(곱버스) 상품의 경우, 시장이 뚜렷한 하락 추세 없이 변동성만 높은 구간에 진입하면, 지수가 하락하지 않아도 자산 가치가 급격히 감소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지수가 다시 오르면(혹은 내리면) 본전은 찾겠지"라고 생각하고 '존버(장기 보유)'를 선택하지만, 변동성 잠식 효과가 누적된 상태에서는 지수가 투자 시점의 가격을 회복하더라도 ETF 가격은 원금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따라서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은 변동성이 낮고 방향성이 확실한 단기 구간에서만 유효하며, 변동성이 높은 구간에서의 장기 보유는 수학적으로 필패(必敗)에 가까운 전략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는 기업의 가치 하락이 아닌, 상품 자체의 구조적 결함에 기인한 위험입니다.

 

3. 숨겨진 고비용 구조와 롤오버 비용 및 상장 폐지 위험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는 일반적인 패시브 ETF(S&P500, KOSPI200 )에 비해 훨씬 높은 운용 보수와 숨겨진 거래 비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 ETF의 연 보수가 0.01%~0.1% 수준인 데 비해, 레버리지 상품은 보통 0.5%~1.0% 내외로 높게 책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운용 보수보다 더 무서운 것은 파생상품 거래 비용과 롤오버(Rollover) 비용입니다.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는 지수 추종을 위해 현물 주식을 사는 것이 아니라, 선물(Futures)이나 스왑(Swap) 같은 파생상품을 주로 이용합니다. 선물 계약은 만기가 존재하므로, 만기가 다가오면 기존 계약을 팔고 다음 월물 계약을 사는 '롤오버'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때 차월물 가격이 근월물보다 비싼 콘탱고(Contango) 상황이거나 시장 상황이 불리하면, 롤오버 과정에서 지속적인 비용이 발생하여 ETF의 순자산가치(NAV)를 갉아먹습니다. 이 비용은 별도로 청구되는 것이 아니라 ETF 가격에 매일 반영되므로, 투자자는 왜 내 돈이 줄어드는지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추적 오차(Tracking Error)와 상장 폐지(Delisting) 위험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파생상품을 활용한 복잡한 운용 구조 때문에 기초 지수의 2배 수익률을 완벽하게 따라가지 못하는 추적 오차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더욱 극단적인 위험은 기초 지수가 하루에 극심하게 폭락(레버리지의 경우)하거나 폭등(인버스의 경우)할 때 발생합니다. 만약 기초 지수가 하루에 50% 하락한다면, 2배 레버리지 ETF의 이론적 가치는 -100%, 0원이 됩니다. 실제로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 원유 선물 레버리지 ETN/ETF들이 마이너스 유가 사태로 인해 거래 정지되거나 상장 폐지되어 투자자들이 전액 손실을 본 사례가 있습니다. 주식은 기업이 망하지 않는 한 휴지 조각이 될 확률이 낮지만,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시장의 극단적인 변동성만으로도 자산 가치가 '0'에 수렴할 수 있는 구조적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상품들은 자산 배분의 수단이 아니라, 단기적인 헤지(Hedge)나 투기적 거래의 수단으로만 매우 제한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는 일별 수익률의 복리 효과로 인해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지수 누적 수익률과 괴리가 발생하며, 횡보장에서는 변동성 잠식(음의 복리)으로 인해 자산이 구조적으로 감소하는 위험을 가집니다. 또한 높은 운용 비용과 롤오버 비용이 수익을 훼손하며, 극단적 상황 시 상장 폐지 가능성까지 존재합니다. 따라서 이 상품들은 장기 투자가 아닌 단기 방향성 매매나 헤지 목적으로만 활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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